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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and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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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욱 포가연구원장이 제품화를 앞둔 의공학 연구 성과들을 설명하고 있다. 포가연구원
"획기적인 의료기기라 해도 한두 개의 시제품에 불과하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단순 연구보다 '상용화'에 방점을 둔 의공학을 육성해야 합니다."
김완욱 포가연구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의과학을 넘어 의공학을 키우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가연구원은 포항공대와 가톨릭대가 2005년 3월 설립한 의생명공학연구원이다. 김 원장은 초기 멤버로 20년 전 연구원에 입주해 연구개발(R&D) 활동을 활발히 이어왔고 지난해 원장직을 맡았다.
그는 "단적인 예로 글로벌 톱 20위권 빅파마를 3~4곳이나 보유한 일본을 이제 와 따라잡겠다는 건 소모적"이라며 "우리나라가 잘하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로봇, 인공지능(AI) 등을 의학에 접목시켜 의공학 분야에서 앞서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가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대학 간 공동 연구기관으로, 설립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3D 프린팅을 활용해 재생조직을 개발하고 원격으로 조절 가능한 수술용 로봇 등을 만드는 것이다. 상용화 연구로 최근 10년간 600억원이 넘는 연구비를 따냈다. 김 원장은 제품화가 임박한 기술로 '줄기세포를 코팅한 기도'를 꼽았다. 그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기도는 공기 중에 있는 오염물질을 걸러내거나 음식물이 흡인되는 것까지 막진 못한다"며 "포가연구원에서 줄기세포 기술과 3D 프린팅, 공학 등을 결합해 실제 기도를 만들었는데, 이는 세계 최초의 성과"라고 말했다.
조직을 염색하지 않고도 암이나 혈관계 이상 여부를 단 5분 내에 판별할 수 있는 기기도 조만간 시장에 출시된다. 김 원장은 "당뇨 환자 중 발이 괴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초음파에 광학 기술을 접목시킨 이 기술을 활용하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나 조직 염색 없이 종양 유무와 혈관 변화를 빨리 알아차릴 수 있다"며 "지난 5년간 공들인 결과물이 곧 제품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공학의 가장 큰 강점은 기기 개발과 현장 적용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가톨릭대의료원이 포가연구원의 협력기관이기 때문에 이곳에선 공학자들이 머릿속에만 그려온 기기를 환자에게 바로 적용해보고 어떤 점이 장애물인지, 극복 방법은 무엇인지 빨리 알 수 있다"며 "특히 서울성모병원은 허가에 필요한 모든 임상시험 절차를 프로토콜화한 곳으로, 상용화 속도를 당길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포가연구원은 국내에 바이오벤처 붐을 일으킨 주춧돌이란 평가도 받고 있다. 김 원장은 "포가연구원에서 시작해 상장에까지 이른 기업은 제넥신을 비롯해 4곳으로, 바이오 사관학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목표는 의·공대 통합학과를 만들어 학부 단계에서부터 의공학 인재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그는 "포가연구원이 구축해온 의공학 융합을 안정적으로 이어 나가려면 교육 인프라스트럭처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면 의대 4년 후 공대 2년 과정을 졸업하면 두 학과의 졸업장을 모두 주는 학과를 신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에 50억원 규모로 총 300억원 정도의 예산을 마련해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심희진 기자]
출처: https://www.mk.co.kr/news/society/11156006